“어떤 계기로 쿠르드 건축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What made you start the research of the Kurdish architecture?” “چه شد که تحقیق در مورد معماری کردی را آغاز کردید؟”
쿠르드 건축 연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답변을 해보았지만 늘 질문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같다.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다” 혹은 “지나치게 낯선 지역과 사람에 관한 내용이어서 이해하기 어렵다”처럼 질문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궁금증을 만족시키기에는 내 내공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쿠르디스탄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모두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 카테고리는 쿠르드 건축을 연구하는 동안 현장에서 작성한 필드노트를 정리한 내용이다. 대략 2015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작성한 필드노트를 포함할 예정이다. 물론, 이 기간 동안에 있었던 모든 일들이 필드노트에 수록되지는 못했다. 처음에는 연구가 끝날 때까지 매일매일 작성하려고 마음 먹었지만 거른 날이 꽤나 많다. 어떤 날에는 목동들과 산에 올라갔다와 지나치게 피곤했고, 또 어떤 날에는 야외에서 사람들과 밤을 보내며 내용을 정리할 기회가 없기도 했다. 필드노트를 남기지 못한 이유가 수없이 많다는 점 외에도,나의 필트노트는 소소한 일상이나 격정적인 감정을 기록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학술적 콘텐츠를 기대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릴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낯선 서아시아 지역에서 수년 동안 현지 사람들과 생활하면서 얻은 사소한 일상과 초심자가 겪어야 하는 실수과 함께 아직 건축학이나 인류학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 학술적 내용의 필드노트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 카테고리는 내 필기노트을 기반으로 한다. 그래서 원본의 내용을 되도록 고치지 않고 시기순으로 업로드할 예정이다. 초기 기록들은 지극히 감성적이고 오류가 많겠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필드노트의 내용은 국문 외에도 영문과 페르시아어로 함께정리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었으며 좋겠다. 다만, 소라니, 쿠르만지, 칼호리, 구라니, 자자키, 하우라미를 비롯한 쿠르드어로 포스팅하지 못하는 것은 두고두고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될 것이다.
이런 필드노트가 쿠르드 건축 연구를 부흥시킬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누군가 내 노고를 가엾게 여겨 훈장을 줄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다만, 이런 실수투성이의 필트노트가 이상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주제를 연구하는 하려는 도전적인 사람이나 늦은 나이에 새로운 분야를 뛰어든 다소 연로한 초심자에게 작은 희망이나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