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rst October in Kurdistan

10월의 쿠르디스탄은 처음이었다(اولین ماه اکتبرم در کردستان بود). 이란과 튀르키예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도 이상하게 10월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동생활을 설명할 때도 여름과 겨울 생활의 차이를 강조해 설명했다. 봄 생활은 새해 전후로 개최하는 노루즈, 차하르샨베수리, 피르샬리야르 같은 행사들의 의미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을 생활은 동영지 복귀와 농직물 수확 정도로 가볍게 언급하며 지나갔던 것 같다.

별로 주목하지 않았던 10월이 생각보다 바빠서 놀랐다. 하영지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기 전까지 주변의 초지에서 양과 염소를 재우고 하루에 두 번씩 마을로 내려와 두 가축의 젖짜기를 반복한다. 소는 집 주변에서 별도로 관리한다. 이때 겨울을 보내는 집도 수리한다. 더 큰 집을 새로 짓기도 한다. 이르면 11월 중순부터 눈이 내리기 때문에 한 달 남짓 동안 이 일을 모두 끝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겨울을 공사 중인 집에서 보내거나 다른 친지의 집에 의탁해야 한다.

보통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분주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쾌청하고 한적한 가을 풍경을 기대했던 내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지만, 계절마다 거주지를 바꾸며 생활하던 사람들에게 네 계절은 다른 의미에서 모두 중요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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