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First October in Kurdistan

    10월의 쿠르디스탄은 처음이었다(اولین ماه اکتبرم در کردستان بود). 이란과 튀르키예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도 이상하게 10월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동생활을 설명할 때도 여름과 겨울 생활의 차이를 강조해 설명했다. 봄 생활은 새해 전후로 개최하는 노루즈, 차하르샨베수리, 피르샬리야르 같은 행사들의 의미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을 생활은 동영지 복귀와 농직물 수확 정도로 가볍게 언급하며 지나갔던 것 같다. 별로 […]

  • The First Lecture in Tehran

    태어나서 처음 페르시아어로 특강을 했다. 이란문화관광부 산하 연구소의 테헤란 본부에서 열어준 시간이었다. 출국 이틀 전에 갑작스럽게 정해져서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부담이 컸다. 다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때가 아니면 이란에서 내 연구를 소개할 적절한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특강을 수락했다. 역시,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그냥 하는 게 속 편하다. […]

  • EBS World Travelogue “Bartang Valley in Pamir”

    EBS 세계테마기행 ‘이것이 진짜 파미르 고원!’ “꼭 다시 오리라!” 지난해(2024) 파미르에서 돌아오던 길에 다짐했다. 1년 만에 바램을 이룰 수 있어 무척 기쁘다. 20일 동안 EBS 방송 촬영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경험하며 무료한 일상에 큰 자극이 된 것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기쁨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여정이 시작해서 끝나는 동안 만났던 […]

  • The Pamir House, Dalis and Xona

    파미르 고원의 집들은 달리스(далис)와 호나(хона)로 구성된다. 여기서 달리스는 타직어로 ‘아이운(аиун)’이라도 부르는데, 페르시아어 ‘이완(ایوان)’과 같은 말이다. 이를 두고 궁정처럼 터널형 천장을 얹은 거대 공간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지만, 요체는 한쪽에 벽체가 없는 반외부공간이다. 이런 성격 때문에 달리스는 무더운 여름 동안 잠자는 곳으로 사용한다. 가족 수가 많을 때는 구성원 중 일부가 ‘타흐타(тахта)’라는 별도의 침상에서 자기도 한다. 벽체가 없는 […]

  • Shoh Talib’s Mausoleum in the Bartang Valley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축은 단연 모스크(Masjid)다. 그런데 파미르(Pamir)의 거주민들은 이슬람을 따르면서도 모스크를 만들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이슬람을 전해준 이스마일파 성자들의 무덤을 성스럽게 생각했는데, 이는 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간 계곡에서 이슬람이라는 신세계를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그들을 추모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바르탕 계곡(Bartang Valley)의 로쇼르브 마을(Roshorv/Rakh Sharib)에 있는 쇼흐 탈립의 성묘(Mazar-i Shoh […]

  • Again, Pamir and Zarafshan

    “세계테마기행이라도 나가보는 게 어때?”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럴 때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정도로 대답했지만,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아주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비록 쿠르디스탄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산악지역에 있는 파미르와 자라프샨의 소수민족 마을들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일정 대부분이 지난번에 가보지 못한 바르탕 계곡과 야그놉 계곡의 […]

  • Dear my friends at Palangan Village

    برای نوشتن کتابی در مورد روستای پلنگان آماده می کنم. پس خودم خاطرات من با شما را جعم کرده ام. اگر جزی از رفیقها یادهای من داشته باشین، خبرهارا به من بفرستید. اگر عکسم داشته باشید خوشحال می‌شوم. اگر چند حکایت جالب هم داشته باشید، حتی بهتر هم می‌شود. با این خبر، می‌خوام تاریخ، زندگی […]

  • [Review] G. Kubler, The Shape of Time (Lee, K. 2025. About the Shape of Time)

    이강민(Lee, Kangmin). (202506). “시간의 형상에 대하여” , <건축(대한건축학회지)> 69(6), 62-63. 양식사는 이해하기 쉽다. 현존하는 예술품을 일정한 덩어리로 묶어 ‘양식’이라 부르고, 나이를 부여하여 그것이 유년기인지, 청년기인지, 노년기인지를 알려준다. 인생의 생로병사와 같은 양식의 생애주기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성공과 그 이후 서서히 늙어가는 양식의 모습은 한 천재 예술가의 삶을 보는 듯하여 더욱 깊은 인상을 준다. […]

  • Shahriyar Shokorolahi’s Death

    تسلیت می گم. اگرچه بیشتر خاطرات او‌ فراموش می‌شوند، اما شکی ندارم که بهشت‌ ماوای ابدی شهریار است. 오랜만에 팔란간(پلنگان)에서 연락이 왔다. 기쁜 소식은 아니다. 어제(2025. 5. 27) 샤흐리야르 쇼코롤라히(شهریار شکرالهی)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부고다. 이제 마흔을 갓 넘긴 나이라서 안타깝고 그에 관한 기억이 많아 더 가슴 아프다. 2015년 2월경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데히야르(دهیار)’라는 기간제 […]

  • Wooden Mosques of Xi’an

    중국 서안에는 화각항청진대사(化觉巷淸真大寺), 대학습항청진사(大学习巷淸真寺), 대피원청진사(大皮院淸真寺)라는 목조 모스크가 있다. 세 모스크는 모두 당대(唐代)에 처음 건립었고 송(宋), 원(元), 명(明), 청(淸) 시기를 거치는 동안 변모하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긴 역사를 나타내듯, 시안 대모스크라고 알려진 ‘화각항청진대사’는 예배사(禮拜寺), 청수사(淸修寺), 동대사(東大寺), 화각사(化覺寺) 등으로 시기마다 다르게 불렸고, 마드라사의 역할을 담당한 ‘대학습항청진사’도 서대사(西大寺), 청교사(淸敎寺), 회회만수사(回回萬壽寺), 청정사(淸淨寺) 등으로 불렸다. 여성 신도를 위한 ‘대피원청진사’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