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assing Hardship

    “سخت می‌گذره. سختی می گذره.“(사흐트 미그자레. 사흐티 미그자레.) ​“느마 위야리요(نمە ۆیاڕیو).” “힘들게 지나간다.”는 의미의 하우람어 관용구인데, 내 친구 호쉬맛(حشمت کرمپور)이 입에 달고 살아서 익숙해진 말이다. 하우라만의 산악지역에서 살아온 하우람인들의 고된 일상에서 비롯한 표현이다.​ 최근 이란의 심상치 않은 상황을 보면 이 말이 자꾸 떠오른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직 모르겠다. 매년 이맘때쯤 벌어지는 시위처럼 갑자기 사그러들 수도 […]

  • M-S-J-D: Indicator of the Islamic World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은 모스크다. 아랍어로 M(م), S(س), J(ج), D(د)라는 네 개의 자음으로 쓰는데, ‘엎드려 예배(S-J-D)하는 장소’를 뜻한다. 알라의 계시를 모아서 편찬한 <쿠란(Qur’ān)>에 30차례 가까이 나오는 것처럼, M-S-J-D는 선지자 무함마드가 사람들에게 계시를 암송한 시기를 거치며 이슬람 전용의 예배 시설이 되었다. 이후 선지자가 죽고 나서, M-S-J-D는 대대적으로 세력을 확장한 무슬림 제국들의 정복 지역에 세워지며 이슬람이 […]

  • Ancestral Communal Ritual in Hawraman Area

    무슬림들은 조상의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 알라(الله) 외에 다른 신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들 설명한다. 현세가 멸망하면 모두가 부활해 알라 앞에서 다시 만난다는 이슬람 세계관에 비춰보면 조금은 이를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 그들도 사람인데 가까운 친지나 부모를 추모하는 의례가 정말 없을까? 장례식을 치르는 3일이 지나고 나서 종교적 신념에 의지해 언제 올지 모르는 최후의 날을 […]

  • A Young Shepherd’s Death

    야즈단 아나야티가 세상을 떠났다. 1999년생이니깐 올해로 25살이었다. 10여 년 동안 찍어둔 사진을 보니 건강한 친구였는데, 갑작스러운 부고에 좀 당혹스럽다.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니 병을 앓았다고 한다. 부디 천국에선 아프지 말고 편안하길 기원한다. ​쿠르디스탄에서 종종 연락이 온다. 좋은 일도 있지만, 부고가 많다. 노환으로 만수를 누리고 돌아가신 어르신도 있고, 예상치 못한 사고로 갑작스레 사망한 젊은 가장도 있다. 이번처럼 […]

  • My First October in Kurdistan of Iran

    10월의 쿠르디스탄은 처음이었다(اولین ماه اکتبرم در کردستان بود). 이란과 튀르키예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는데도 이상하게 10월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동생활을 설명할 때도 여름과 겨울 생활의 차이를 강조해 설명했다. 봄 생활은 새해 전후로 개최하는 노루즈, 차하르샨베수리, 피르샬리야르 같은 행사들의 의미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을 생활은 동영지 복귀와 농직물 수확 정도로 가볍게 언급하며 지나갔던 것 같다. 별로 […]

  • The First Lecture in Tehran

    태어나서 처음 페르시아어로 특강을 했다. 이란문화관광부 산하 연구소의 테헤란 본부에서 열어준 시간이었다. 출국 이틀 전에 갑작스럽게 정해져서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 부담이 컸다. 다른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이때가 아니면 이란에서 내 연구를 소개할 적절한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특강을 수락했다. 역시,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그냥 하는 게 속 편하다. […]

  • EBS World Travelogue “Bartang Valley in Pamir”

    EBS 세계테마기행 ‘이것이 진짜 파미르 고원!’ “꼭 다시 오리라!” 지난해(2024) 파미르에서 돌아오던 길에 다짐했다. 1년 만에 바램을 이룰 수 있어 무척 기쁘다. 20일 동안 EBS 방송 촬영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경험하며 무료한 일상에 큰 자극이 된 것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기쁨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낀 게 가장 큰 소득이다. 여정이 시작해서 끝나는 동안 만났던 […]

  • The Pamir House, Dalis and Xona

    파미르 고원의 집들은 달리스(далис)와 호나(хона)로 구성된다. 여기서 달리스는 타직어로 ‘아이운(аиун)’이라도 부르는데, 페르시아어 ‘이완(ایوان)’과 같은 말이다. 이를 두고 궁정처럼 터널형 천장을 얹은 거대 공간으로 이해하는 견해도 있지만, 요체는 한쪽에 벽체가 없는 반외부공간이다. 이런 성격 때문에 달리스는 무더운 여름 동안 잠자는 곳으로 사용한다. 가족 수가 많을 때는 구성원 중 일부가 ‘타흐타(тахта)’라는 별도의 침상에서 자기도 한다. 벽체가 없는 […]

  • Shoh Talib’s Mausoleum in the Bartang Valley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축은 단연 모스크(Masjid)다. 그런데 파미르(Pamir)의 거주민들은 이슬람을 따르면서도 모스크를 만들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이슬람을 전해준 이스마일파 성자들의 무덤을 성스럽게 생각했는데, 이는 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간 계곡에서 이슬람이라는 신세계를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그들을 추모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바르탕 계곡(Bartang Valley)의 로쇼르브 마을(Roshorv/Rakh Sharib)에 있는 쇼흐 탈립의 성묘(Mazar-i Shoh […]

  • Again, Pamir and Zarafshan

    “세계테마기행이라도 나가보는 게 어때?” 이런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럴 때마다 “그러게 말입니다.” 정도로 대답했지만,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차에 아주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비록 쿠르디스탄은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산악지역에 있는 파미르와 자라프샨의 소수민족 마을들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일정 대부분이 지난번에 가보지 못한 바르탕 계곡과 야그놉 계곡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