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rkent Mosque (Wooden Mosque)

카자흐스탄 동부지역에는 자르켄트(Zarkent)라는 작은 도시가 있다. 이곳의 모스크는 위구르인 율다셰프(Vali Akhun Yuldashev, 1839-1916)와 지역 상인들이 모은 자금을 가지고 1887-1892년에 혼픽(Hon Pik)이라는 중국계 건축가가 주도하고 지역 목수들이 참여해서 함께 만들었다고 전한다. 이 건물에서는 참여 인원의 정체성만큼이나 카자흐족, 위구르족, 둥간족 등의 다양한 장식과 세부 장치가 확인된다. 그렇지만 건물의 뼈대는 나무 기둥을 세우고 여러 개의 보와 경사진 서까래를 얹고 개판을 덮어서 만드는 적층식 목가구조다. 동아시아에서 주로 사용된 이런 구조는 건설을 주도한 건축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직접 실측해 보니, 이 모스크는 기둥 간격 3m의 정방형을 단위 칸(間)으로 설정한 뒤에 전면 9칸과 측면 17칸으로 계획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대규모 건물에는 입구에서부터 남성과 여성 예배공간을 각각 1층과 2층으로 구분해 만들었고, 이어서 목조 민바르(منبر)와 석조 미흐랍(محراب)를 조성했으며, 그 상부에는 팔각 평면의 목조 첨탑(منار)를 2층 규모로 세웠다. 이렇게 용도가 다른 공간의 크기와 형태를 고려해 지붕도 각각 팔작, 맞배, 팔모 형식을 다르게 사용했다. 이런 구조의 건물은 1m 두께의 벽체를 두르고 안팎에 코란 구절과 다양한 정체성을 반영하는 문양도 새겨 넣었다.

이번에는 건축 특성 외에도 동서와 남북이 직교하는 도로망 안에 위치한 모스크가 서남 방향의 메카를 향하기 다소 삐딱하게 배치되는 상황도 확인했지만, 가장 궁금하게 여겼던 중국식 목조 모스크 분포의 서방 한계선을 확인하지 못해 무척 아쉽다. 보통 이슬람 건축 개설서나 국내외 연구자들은 중국 서안의 청진사(淸眞寺)를 대표 사례로 들며 중국식 모스크라며 소개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모스크가 어디까지 사용되었는가는 말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궁금하고 확인하고 싶은 부분이다. 그래서 이번에 <카자흐스탄의 모스크와 마드라사(Қазақстаһһың Мешіттері мен Медреселері)>(2009)라는 단행본을 찾아보니 자르켄트 모스크는 유일한 사례였다. 카자흐스탄을 벗어나 조금 더 칮아보니 키르키즈스탄 카라콜에 있는 둥간 모스크(Dungan Mosque)에서 비슷한 구조가 확인된다. 일전에 다여온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벽돌로 쌓아 만든 모스크 출입구 부분에 한정적으로 사용한 평지붕의 목구조 정도만이 확인된다. 작년에 갔던 타지키스탄 파미르에서는 내부 공간에만 목조 기둥과 보를 사용한 평지붕을 주로 사용한다. 남쪽에 인접한 파키스탄의 발티스탄에서는 나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만 짧게 잘라 벽돌처럼 쌓아서 만드는 조적식 구조를 다르게 사용한다.

면밀하게 살핀 것은 아니지만, 자르켄트와 카라콜의 경도가 중국식 목조 모스크를 사용한 서방 한계선에 가깝다고 가정할 수 있지 않을까? 원초적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자료들을 차근차근 살피고 다양한 모스크도 조사해야 할 것 같다.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2025년은 동분서주하면서 꽤나 바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자르켄트 모스크 조사를 도와준 모스빅물관 직월들과 @km_korkem 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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