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goya Mosque

Nagoya in Japan, 2024

일본 나고야에는 모스크 하나가 있다. 1998년에 세워진 나고야 모스크(Nagoya Mosque, مسجد ناگویا)는 주로 파키스탄과 이프리카에서 온 무슬림들이 이용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 이맘(امام)도 우간다 출신의 아둘 하미드(عبدالحمید)다. 이맘과는 초면이었지만 그에게서 모스크 건립 배경과 이것저것 사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에 따르면, 이 모스크는 일본 정부의 지원금이 아니라 오로지 여기에 거주하는 무슬림들이 모은 돈으로 지었다. 건물 앞에 두 개의 첨탑을 설치했지만 돔(قبه، گنبد)을 만들지 못한 이유는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건축법 때문이란다. 그러고 보니 미나렛(منارت)이라고 부르는 첨탑이 건물 옥탑 위로 넘어가지 않았다. 이맘 외에 5명의 신도들도 만났는데 국적과 이곳에 온 사연이 각기 달랐다. 그중에 1명은 일본인이었다. 그는 개인적인 계기로 개종했다는데, 일본의 화장 문화도 포기한다고 말한 걸 보면 무슬림이 된 사연이 기구할 것 같다. 나머지 3명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디요르벡(دیاربگ), 아크람(اکرم)나, 루스탐(رستم)이라는 남자들이었다. 안디잔(اندیجان) 출신의 디요르벡은 우즈벡어만 사용할 수 있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지만, 부하라(بخارا)에서 온 아크람과 루스탐과는 타지크어가 모어여서 수다를 떨 수 있었다. 그들에 따르면, 모스크에 사람이 적은 이유는 나고야에 모스크가 하나 뿐이어서 나고야 시내에 흩어져 생활하는 무슬림들이 매일 다섯 번씩 이곳에 오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문일이 금요일이었음에도 모스크가 매우 한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 만난 디요르벡은 8km 정도 떨어진 회사에서 일이 끝나고 나서 자전거를 타고 왔고, 아크람과 루스탐은 모스크 뒤편에서 우즈벡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어 예배에 참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금요일에 한산한 모스크가 조금 낯설긴 했지만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그다지 나쁘지만은 않았다. 이맘과 3명의 신도가 저녁 예배(نماز)를 끝내고 나서, 우간다 출신의 이맘과 여유있게 이야기하며 그의 향후 포부를 들었는데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는 앞으로 모스크를 지금보다 더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그의 계획이 몇년 동안에 걸쳐 어떤 단계로 나누어 진행될 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아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그가 이런 생각을 거리낌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흥미로웠다. 그래서 물었다. “이 모스크를 지을 때 주변에서 반대가 없었나요? 혹은 최근에 일본을 떠나라는 시위가 벌어지지는 않았나요?” 압둘 하미드는 이곳에 온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가 직접 겪거나 혹은 전해 들은 일 중에 혐오와 부정의 기억은 없었다고 했다. 종종 한국에서 접하는 이슬람 혐오와는 상당히 대비되는 것처럼 보였다. 분명 국내에서 무슬림들은 여전히 이질적인 사람들이다. 우리와 생김새가 조금 다르고, 우리가 잘 알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은 무조건적으로 부정되어야 할까? 국경을 넘어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섞여서 사는 것이 무척이나 흔해진 지금 우리의 국수주의적인 태도를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언제든지 난민이나 소수민족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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