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Time For Drunken Horses

Sardau Village and Mehdi Kerimi, 2017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A Time For Drunken Horses, زمانی برای مستی اسب‌ها)’. 쿠르드인 영화 감독 바흐만 고바디가 2000년 공개한 영화이다. 한국에서는 2004년에 개봉했다. 이 영화는 살기 위해 봇짐을 지고 이란과 이라크 국경을 넘는 쿠르드 남매의 이야기를 다룬다. 바흐만 고바디는 바나 출신 감독이다. 촬영 장소는 이란 바나(baneh, بانه) 시내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두 마을이다. 이라크 국경 바로 앞이다. 영화 촬영지를 너무 가보고 싶어서 바나 시내를 수소문 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쿠르드 바지를 입고 있다는 이유로 스파이로 오해를 받아 경찰서에서 모든 짐을 수색받기도 했다. 망연자실 하고 있던 차에 미용실에서 일하던 두 청년이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 주겠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두 대의 오토바이를 타고 수많은 검색대를 지나서 두 마을에 도착했다. 그리고 메흐디 케리미(Mehdi Kerimi, مهدی کریمی)를 만났다.‌ 영화에서는 말 못하는 꼬마였는데 지금은 서른 살이 넘은 청년이 되었다. 그는 여전히 작지만 이곳을 지키고 있는 유일한 주연 배우이다. 그의 형을 분장했던 아야유브는 지금 이라크에서 트럭 운전을 하고,그의 누나였던 로진은 결혼하고 바나 시내에서 수퍼마켓을 하다가 몇년 전에 스웨덴으로 이민갔다고 한다. 영화가 개봉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쿠르드인들은 매일 생계를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다. 그들 대부분은 양과 염소를 살 돈이 없어서 봇짐꾼(kulbari, کولبری)이 된 목동들이다. 일당은 5만원이다. 이란에서 금지된 술과 담배, 전자제품을 지고 온다. 종종 총에 맞거나 눈에 파묻혀 죽곤 한다. 그럼에도 일주일에 세 번 국경을 넘어야 생계가 가능하다.

Comments

  1. 멋쟁이강명리 아바타
    멋쟁이강명리

    세상은 참 넓고, 삶을 채워가는 방식도 그만큼 다양하다는 걸 짧게나마 느껴봅니다..첫 댓글이요! 담담한 문체로 전달하는 선배님의 에세이 구독 갑니다!! 화이팅!

    1. choinamsub 아바타

      오! 첫 번째 댓글이구만! 감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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