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나(مدینة)는 ‘도시’라는 의미의 아랍어다. 이곳은 622년 9월 예언자 무함마드(رسول الله محمد)는 추종자들을 데리고 메카(المکة)에서 야스리브(یثرب)로 이주해 온 뒤에 ‘예언자의 도시(المدینة النبي)’, ‘빛의 도시(المدینة المنورة)’가 되었다. 히즈라(هجری)라고 부르는 이 시기부터 메디나는 이슬람 성지가 되었고, 632년 무함마드가 사망한 뒤에 그가 살던 주택과 나마즈(نماز)를 행하던 모스크는 예언자의 모스크(المسجد النبوي)라 불리며 무슬림들이 죽기 전에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중요한 순례지가 되었다. 물론 무함마드는 생전에 자신의 무덤이 신성시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전하지만, 그의 의중이 추종자들의 열망까지 억누르지는 못했던 것 같다. 무슬림들은 일생에 한 번 메카를 순례하는 것을 다섯 가지 의무 중에 하나로 여겼고 여정 중에 메디나를 포함시켰다. 대순례(حج)와 소순례(عمرة)를 막론하고 여정을 위한 비용 마련은 만만치 않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등지의 무슬림들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되었겠지만, 그들은 이곳에 오는 날을 고대하고 또 고대하며 일상의 고단함을 참아낸다. 지금까지 그들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집단 최면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내가 아직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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