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h Talib’s Mausoleum in the Bartang Valley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축은 단연 모스크(Masjid)다. 그런데 파미르(Pamir)의 거주민들은 이슬람을 따르면서도 모스크를 만들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이슬람을 전해준 이스마일파 성자들의 무덤을 성스럽게 생각했는데, 이는 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간 계곡에서 이슬람이라는 신세계를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그들을 추모하는 방식이 흥미롭다. 바르탕 계곡(Bartang Valley)의 로쇼르브 마을(Roshorv/Rakh Sharib)에 있는 쇼흐 탈립의 성묘(Mazar-i Shoh Talib Sarmast Khurasani)에서 단서를 발견했다. 이 의례를 가리키는 ‘잠샤비이 마르돔(Чамшавии мардум/Jame’yi Shabi-yi Mardum)’이 ‘사람들의 밤 모임’을 뜻하는 것처럼, 거주민들은 금요일 밤(Shab-i Jum’a, 실제로 목요일 밤)마다 그의 성묘에 모여서 커다란 돌 위에 기름을 붓고 불을 밝힌 다음에 그를 추모한다. 이를 두고 한 어르신은 불을 숭배(Ateshparastegi)하던 조로아스터교의 관습이라는데, 인근의 다른 유적에서도 동일한 의례가 확인된다. 거주민들이 이스마일파의 다섯 지도자(‘Akhun) 중에 첫 번째라고 믿는 쇼흐 하산 알리(Shoh Hassan ‘Ali)가 이 마을에 와서 예배(Khutba)를 개최하고 통치를 시작했다는 곳에서도 둥근 돌과 마르코 폴로 산양의 뿔을 태워서 그를 기린다. 아직 쇼흐 탈립과 이스마일파의 지도자들에 관한 구체적 정보를 확인하지 못해 그들의 정체를 단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슬람을 전한 인물과 이슬람 시기에 활동한 지도자들을 조로아스터교식으로 기린다는 것을 보면, 추모나 장례 문화는 정세 변화에 맞춰 그때그때 바뀌기보다는 지속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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