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oden Mosques of Xi’an

중국 서안에는 화각항청진대사(化觉巷淸真大寺), 대학습항청진사(大学习巷淸真寺), 대피원청진사(大皮院淸真寺)라는 목조 모스크가 있다. 세 모스크는 모두 당대(唐代)에 처음 건립었고 송(宋), 원(元), 명(明), 청(淸) 시기를 거치는 동안 변모하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이런 긴 역사를 나타내듯, 시안 대모스크라고 알려진 ‘화각항청진대사’는 예배사(禮拜寺), 청수사(淸修寺), 동대사(東大寺), 화각사(化覺寺) 등으로 시기마다 다르게 불렸고, 마드라사의 역할을 담당한 ‘대학습항청진사’도 서대사(西大寺), 청교사(淸敎寺), 회회만수사(回回萬壽寺), 청정사(淸淨寺) 등으로 불렸다. 여성 신도를 위한 ‘대피원청진사’도 북대사(北大寺), 진교사(真敎寺), 만수사(萬壽寺) 외에도 소피원청진사(小皮院淸真寺)처럼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세 모스크가 창건 시기의 건물이나 배치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보긴 어렵다. 이곳에 전하는 창건기나 중수기를 보면, 1405년(永樂3)부터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던 것 같다. ‘서안(西安)’이라는 행정명이 지정되고 당의 장안보다 축소된 성곽 규모에서 조정된 대지에 맞추어 건물들도 다시 건립됐고, 이후 청대와 중화인민공화국 시기에 시설이 확충되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세 모스크에는 서측 메카 방향에 있는 예배전(禮拜殿)을 향해 동측에서부터 대리석으로 강조한 중심축을 따라 조벽(照壁), 나무 패루(木牌樓), 오간루(五間樓), 도서관(圖書館), 칙사전(勅賜殿), 충천조용비(冲天雕龍碑), 선예루(宣禮樓), 강경당(講經堂), 일진정(一眞亭), 월대(月臺) 등의 시설이 위치한다. 첨탑(منار)과 세정소(بیت الوذو)를 포함하는 건물은 모두 중국식 건축 전통으로 따르고 있으며, 상대적 위치와 규모, 그리고 편액, 공포, 초각, 청기와 사용에서 다른 위상도 나타낸다.

이번 조사에서는 예배전의 공간 구성, 의장적 특성, 평일과 금요일 예배의 공간 이용처럼 책자나 온라인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을 조사하고 싶었다.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친해진 이곳 무슬림들에 따르면, 청진대사의 예배전은 미흐랍이 있는 정방형 공간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측정해 보니 가로, 세로 9m 내외다. 기둥 개수로 판단하면 3×3칸이 된다. 이곳의 무슬림 인구를 고려하면 넉넉지 않은 크기다. 그래서 초기 신도들은 밖에서 예배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이후 횡방향으로 긴 건물이 앞에 증축되며 내전과 외전으로 구성된 ‘凸’자 예배전으로 일신한 뒤에야 모두가 실내에서 예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증축 이전의 ‘口’자형 예배전이 눈에 밟힌다. 낯선 지역에서 만난 동향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했던가? 최근에 다녀온 자르켄트와 카라콜의 모스크도 그렇고, 타라즈의 초기 모스크 유적도 그렇고, 중앙아시아에서 확인한 모스크의 예배공간도 모두 정방형이었던 것 같다. 그간 수집한 자료를 다시 살펴야겠지만, 마당과 횡방향의 그늘로 구성된 예언자 모스크 모델과 다르게, 사방에 개구부가 있는 3×3칸의 정방형 공간이 이슬람 세계 동쪽에 정착한 모스크 모델의 기본형이었던 것은 아닐까? 국외 출장의 여운이 사그라들기 전에 기억 일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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